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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knights-Event/[E]위대한 서곡의 끝

[위대한 서곡의 끝] GO-6 '만찬 선언'

"예전에는 밥도 항상 이렇게 불규칙하게 먹었다. 늘 성가시게 하는 녀석들이 있었기 때문에, 놈들을 쫓아내고 나서야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작전 전

 

탑의 기사 감시탑 뒷마당

1098년 12월 22일 5:32 P.M.

 

비나 │탑 안에서 설비 복구 지휘를 도와주는 줄 알았는데.

다그다 │나도 네가 의장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지, 비나. 그리고 난 디자이너 일에는 참견 안 한다고.

다그다 │박물관을 어떻게 만들면 되는지는 디자이너들이 나보다 더 잘 알아. 그 사람들이 만드는 '탑의 기사 박물관'이 얼마나 놀라울지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니까.

다그다 │하지만 기념비를 조각하는 건 내가 직접 해야 해.

다그다 │봐, 어때?

비나 │너한테 이런 재주도 있었나.

다그다 │어릴 때 마셜 선생님한테 배웠어. 그 사람은 늘 취해 있었고, 건망증이 심한 편이라 정작 중요한 기술은 배우지 못했지만.

다그다 │소개하지. 이건 핀 스승님. 마지막 경비대장이자 나랑 가장 친했던 선배야.

다그다 │이건 퍼거슨, 나한테 술을 가르쳐 준 사람이야. 이건 베일리 선생님인데 화장법을 열심히 가르쳐 줬지.

다그다 │이게 마셜 선생님…… 이건 내가 조각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술 취해서 직접 조각한 거야.

다그다 │이건 울보 칼. 그리고 이건 마틴, 거의 매주 몰래 도망갔었는데, 가족이 돌려보냈어. 그리고 이건 카렌……

다그다 │그리고…… 그리고……

다그다 │……

 

비나가 다그다를 부드럽게 껴안고 위로했다.

 

다그다 │고마워, 비나. 나 괜찮아.

다그다 │그저 여기로 돌아올 때마다 흐릿했던 기억이 다시 선명해져.

비나 │자신의 이름도 새겼네. '이사벨 몬터규'……

다그다 │탑의 기사는 결코 자리를 비우지 않아. 우리가 여기 있으면 핀 스승님도 분명 기뻐할 거야.

비나 │……사실 의회는 너희들을 위해 탑의 기사 제도를 남겨 둘 수도 있어. 만약 네가……

다그다 │탑의 기사는 이미 사명을 완수했어, 그렇지?

다그다 │이제 빅토리아엔 국왕이 필요하지 않아, 그러면 당연히 탑의 기사도 필요 없잖아. 과거는 박물관이라는 형태로 남겨두는 게 최선의 방법이야.

다그다 │탑의 등불이 왕궁을 위해 빛을 밝힐 필요가 없어졌으니, 내 사명도 완전히 끝난 거야.

다그다 │이제 런디니움엔 탑의 기사 이사벨은 존재하지 않아. 오직 다그다만 존재할 뿐. 글래스고 패거리의 다그다.

비나 │……

다그다 │하지만 비나, 만약 네가 탑의 기사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난 그 어떤 망설임도 가지지 않을 거야.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비나 │놀리지 마, 다그다…… 너도 그 소문 들었어?

다그다 │델핀과 내가 소문을 퍼뜨리는 자가 누군지 알아보고 있어. 하지만 역시 믿는 사람이 꽤 있고, 진심으로 지지하는 녀석들도 있어.

다그다 │"비나 빅토리아가 왕좌에 앉을 것이다" 라고.

 

 

ˇ

생 마르셀 학교

1098년 12월 22일 5:37 P.M.

 

울화가 치민 아이 │엘리시오 씨! 엘리시오 씨! 잠깐만!

엘리시오 │오, 제나 양. 뭐 더 물어볼 거 있어?

울화가 치민 아이 │선생님이 엘리시오 씨도 남아서 새 연극 리허설을 보고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어……

울화가 치민 아이 │그리고, 엘리시오 씨. 날 위해서 증명해 주지 않을래?

엘리시오 │응?

울화가 치민 아이 │제이미가 말했거든. 나랑 할머니가 컬럼비아로 이사 가더라도 지금보다 잘 살 순 없을 거래.

울화가 치민 아이 │제이미 아버지가 그랬대. 컬럼비아에서는 우리 같은 애들은 학교도 다닐 수 없고, 연극 연습을 봐줄 선생님도 없다고……

울화가 치민 아이 │제이미 말로는 엘리시오 씨가 수업 시간에 말한 게 전부 거짓말이래……

엘리시오 │……

??? │제나, 당신 차례입니다. 엘리시오 씨를 귀찮게 하지 마세요.

울화가 치민 아이 │우왓, 서, 선생님!

울화가 치민 아이 │난 그냥 엘리시오 씨도 리허설을 봤으면 해서……

 

몰리 │그건 나한테 맡겨요. 제이미가 무대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어요.

몰리 │제나가 없으면 제이미는 대사를 한마디도 할 수 없어요. 빨리 가 봐요.

울화가 치민 아이 │윽, 제이미 진짜 싫어…… 알았어, 바로 갈게……

울화가 치민 아이 │엘리시오 씨, 우리 연극 꼭 봐야 돼!

몰리 │하아, 아이들이 너무 스스럼없이 굴어서 죄송해요, 엘리시오 씨.

몰리 │그런데 저도 컬럼비아에 관해선 잘 몰라서, 감염된 아이들이 거기선 어떤 대우를 받는지……

엘리시오 │제대로 보살펴 줍니다!

엘리시오 │……그 아이들의 보호자가 의료 보험료를 낼 수 있다면요.

몰리 │……

엘리시오 │……

몰리 │그렇군요.

몰리 │사실 아이들이 당신을 무척 좋아해요. 감염된 후에 스스로 어떻게 관리하면 되는지를 가르쳐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 아이들한테는 정말로 중요한 일이니까요.

몰리 │고생이 많으시네요.

엘리시오 │고향에서도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어서, 이런 건 일도 아니에요. 오히려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엘리시오 │의회는 적심 의료와는 뜻이 맞지 않아서, 제가 아이들과 만나는 걸 학교에서 거절할 줄 알았어요.

몰리 │하지만 의회는 우리가 선생님과 접촉하는 걸 금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어느 정도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 묵인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엘리시오 │……!

몰리 │당신뿐만이 아니라, 아이들 건강 검진이나 수업을 위해 로도스 아일랜드의 의사분을 초대한 적도 있고요.

몰리 │아이들한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회는 잘 알고 있어요.

엘리시오 │하지만 수업이나 건강 검진만으론 근본적인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약물을 통한 치료예요.

몰리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들이 두려움에 짓눌리지 않도록 곁에 있어 주는 일 정도예요.

몰리 │적어도 이 학교 안에서는 아이들이 예전처럼 지낼 수 있어요…… 평범한 사람처럼.

엘리시오 │……진심으로 존경스럽네요, 몰리 씨.

엘리시오 │제 고향에선, 어린 감염자들이 여기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지내려면 가족이 아이에게 거금을 쏟아부어야 해요.

엘리시오 │하지만 여기선……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당신이 학교에 머물게 해 준다고 들었어요. 아이들은 당신의 가르침 아래 사람들을 격려하는 연극을 연습하고, 많은 시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죠.

엘리시오 │당신은 훌륭한 분입니다.

몰리 │과찬이세요, 엘리시오 씨.

몰리 │저는 그저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않을 선생님들을 열심히 따라 하고 있을 뿐이에요…… 특히 제가 가장 존경하는 어떤 여성을요.

엘리시오 │골딩 씨 말인가요? 하이디 씨에게 얘기는 들었습니다.

몰리 │네. 우리가 연습하고 있는 연극은, 그분이 이 교실에서 마지막으로 쓰신 작품이에요……

몰리 │통증을 없애 주는 파울비스트를 찾아 두 아이가 모험을 떠나고, 결국 병에 걸린 친구를 구하는 사랑스러운 이야기죠.

몰리 │전에 하이디 씨가 물어본 적이 있어요. 골딩 씨가 이 연극을 집필하면서 '의미 없는 자기 암시'라고 말하지 않았냐고요……

엘리시오 │……그럴 리 없어요.

엘리시오 │몰리 씨, 저도 남아서 아이들 리허설을 봐도 될까요?

엘리시오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당신과 그 여성분에 대한 존경의 뜻으로요.

엘리시오 │어쩌면 이곳 런디니움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아직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엘리시오 │……골딩 씨에게 경의를.

몰리 │……골딩 씨에게 경의를.

 

 

ˇ

비나 │의원들은 전부 모였어?

델핀 │다 모였어.

비나 │도시 전역 방송까지 얼마나 남았지?

델핀 │2분.

 

 

새해가 가까운 어느 저녁이었다.

몇 년간 이어진 공포의 끝에, 드디어 사람들은 저녁 식사 시간에 마음 편히 모여, 가족과 함께 런디니움 의장의 라디오를 들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만찬 선언'이라 불렀다.

유감스럽게도 그 저녁 식사의 맛은 결코 좋지 않았다.

 

 

비나 │마이크 테스트, 크흠……

비나 │시작해도 되나?

델핀 │응.

비나 │……

비나 │나는 비나 빅토리아. 런디니움 의회 의장의 이름으로, 전쟁에 대항해서 런디니움에서 계속 생활해 온 모든 시민을 위해 연설하겠다.

 

ˇ

비나의 목소리 │『두 달 전, 우리는 비극을 벗어났다.』

긴장한 병사 │조용히 좀 해! 의장님 연설하는 게 안 들리나?

비나의 목소리 │『의회를 대표해, 전쟁에 공헌한 모든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비나의 목소리 │『시민, 연합군, 그리고 파라곤 부대 전사 한 명 한 명에게……』

비나의 목소리 │『이 도시는 너희의 모든 공헌을 깊이 새길 것이고, 우리의 곁을 떠난 모든 이들을 추모할 것이다.』

긴장한 병사 │……

 

바 안이 조용해졌고 모든 사람이 술잔을 들었다.

 

긴장한 병사 │형제들이여, 너희들…… 그리고 나를 위해 건배.

 

ˇ

비나의 목소리 │『지금 런디니움은 긴 부흥기를 맞이했다. 질서가 재건되고 있으며, 익숙했던 우리의 예전 생활도 돌아오고 있다……』

비나의 목소리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파라곤 부대…… 의회는 특수한 시대에 활약한 영광스러운 이 부대의 과거와 현재를 기념해, 이 부대의 번호를 영원히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엘리시오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퇴역한 군인들도 아이들과 함께 있어요. 다들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몰리 │아이들이 부르는 건 이 연극의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

몰리 │병에 걸렸던 아이들은 결국 건강을 되찾고 행복해집니다.

엘리시오 │저는…… 돌아갈 집이 없는 저 병사들이, 의장의 연설을 듣고 걱정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몰리 │당연히 걱정하겠죠. 하지만 병사들은 의장이 자신들을 버리는 건 절대 없을 거라고 믿고 있는 거예요.

몰리 │많은 고통이 지나간 뒤에는 반드시 행복이 찾아와요, 엘리시오 씨. 당신은 그 사실을 믿으시나요?

엘리시오 │……

 

ˇ

비나의 목소리 │『파라곤 부대 멤버들은 '집으로 돌아간다'는 소박한 이상을 위해 모였다. 신분도 지위도 상관없이.』

비나의 목소리 │『마침내 파라곤 부대의 이상은 실현되었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고 종점까지 도달했다.』

경멸하는 용병 │훗, "종점까지 도달했다" ?

경멸하는 용병 │아무래도 의장 나리는 결국 부대를 해산시키기로 결정한 모양이군. 정말 어리석구만. 충실한 부하들을 자기 손으로 해산시키다니……

'밀스카' │그럼 너는 저렇게 복잡한 배경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된 군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밀스카' │계속 살카즈를 쫓아다니면서 죽이라고 할까? 아니면 공작을 쫓아가서 처치하라고?

경멸하는 용병 │어……

'밀스카' │파라곤 부대 건은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밀스카' │지금은 우리 힘을 최대한 빨리 회복하는 게 중요해.

 

ˇ

비나의 목소리 │『이미 지금도 많은 파라곤 부대원들이 도시 방위군에 합류해 우리 고향을 지키고 있다.』

비나의 목소리 │『그리고 더 이상 무기를 들고 싶지 않은 부대원들도 가정으로 돌아가 평온하게 살 권리가 있지.』

비나의 목소리 │『의회는 앞으로 모든 파라곤 부대 동료의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의장실 문은 영원히 우리 전우들을 향해 열려 있을 것이다……』

캐서린 │……아마도 몇 년은 걸릴 테지. 넌 아주 먼 길을 가야 할 거야, 비나.

신난 노동자 │캐서린, 저녁 식사 때 올 거야? 퇴역한 몇몇 녀석들이 공장으로 복귀했어.

신난 노동자 │널 보면 분명 기뻐할걸!

캐서린 │너희들은 그냥 내가 고생해서 모은 담배가 탐나는 거잖아?

신난 노동자 │헤헤.

캐서린 │가지. 아참, 모두에게 전해. 사람들을 많이 데려오라고.

캐서린 │의회에서 더 많은 공장을 재가동하려고 한다면, 지금 있는 인력으로는 모자랄 테니까.

 

ˇ

비나의 목소리 │『그리고 나 비나 빅토리아는 모든 국민에게 약속한다. 국왕이 없는 미래에……』

 

갑자기 방송이 끊겼다. 다그다는 여기저기서 들리던 웅성거림이 갑자기 도시 상공 전체로 퍼지는 것을 들었다.

 

다그다 │……!

다그다 │방송이 끊어졌어? 의회에…… 무슨 일이 생겼나?

 

ˇ

당황한 노동자 │의장님, 델핀 님, 방송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이런 낡은 부품을 발견했습니다.

당황한 노동자 │이건 알리스테어 폐하께서 재위하실 때 교체했어야 하는 폐부품입니다……

당황한 노동자 │이렇게 보잘것없는 부품이 아직도 작동하고 있었다니. 스승님한테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비나 │결국, 단순 사고라는 건가?

델핀 │점검 확인 목록에 왜 갑자기 없던 항목이 추가되었죠?

당황한 노동자 │저, 저는 그저 시스템을 따랐을 뿐이라……

??? │여러분, 저도 의회 토론을 참관해도 되겠습니까?

비나 │……마치 백작……

 

'소공작' │엘레노어입니다. 외우기 어려운 이름은 아닐 텐데요, 비나 씨.

'소공작' │제가 여기 나타나서 다들 놀라신 모양이군요. 설마 아무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습니까?

'소공작' │당신의 첩자들이 요즘 약간 해이해진 모양이군요, 델핀 씨.

델핀 │……

비나 │런디니움이 손님을 맞이하는데 첩자가 왜 필요하겠나, 백작. 이 도시는 이 땅을 사랑하는 모든 빅토리아인을 환영한다.

'소공작' │그거 다행이군요.

'소공작' │그러면 다들 모이실 수 있도록 다른 공작들을 초대해도 상관없다는 말씀이시겠죠?

비나 │……?

'소공작' │지금쯤 다른 공작들도 도착했을 겁니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신분이다 보니 다른 집에 손님으로 가려 해도 쉽지가 않지요. 그래서 제 독단으로 장소를 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공작' │부디 의회에서 우리의 고충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참여하는 것도 환영합니다, 비나 씨. 물론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델핀 씨.

'소공작' │곧 윈더미어령으로 가시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제 몇몇 오랜 친구들이 당신 어머니께 보내는 조문 편지를 같이 가지고 가셨으면 한다고 하네요.

 

엘레노어가 모자를 벗고 미소 띤 얼굴로 델핀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비나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공작' │좋은 연설이네요. 현명한 결정입니다. 하지만……

'소공작' │너무 성급했어요. 우리 앞에선 말해도 되지만, 평민들에게는 공개적으로 말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는 법이죠.

'소공작' │평민들을 위해서도, 당신을 위해서도 말입니다.

비나 │즉 네가 의도적으로 우리 방송을 끊었다는 얘기인가.

'소공작' │로열 사이언스 아카데미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비나 씨.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 늦지 마십시오.

'소공작' │그리고 당신이 부족하다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이 도시의 변화는 이미 제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으니까요.

비나 │……

 

 

ˇ

로열 사이언스 아카데미 응접실

1098년 12월 22일 7:32 P.M.

 

'소공작' │고도딘 공작, 당신 입맛에는 안 맞을 줄 알았습니다만.

고도딘 공작 │엘레노어, 나는 예전부터 현실주의자였어요.

고도딘 공작 │런디니움의 상황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죠. 이 밋밋한 술과 빵만으로도 의장은 충분히 성의를 보인 겁니다.

캐스터 공작 │웰링턴 공작은 역시 참석하지 않았나.

고도딘 공작 │하아, 아무래도 당신과 웰링턴 공작의 맹약도 생각만큼 견고하진 않은 모양이군요.

'소공작' │고도딘 공작, 맹약이 표면적일 뿐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죠. 웰링턴은 절대로 여기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소공작' │비나 씨, 우리가 웰링턴 공작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 보십니까?

비나 │런디니움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도 그렇고.

'소공작' │오호, 그런가요?

델핀 │당신들 생각이 어떤지 그 사람이 신경은 쓸까요? 그 사람이야말로 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인물인데요.

델핀 │제가 알기로 '가스트렐'호와 다른 호위함대의 엔진은, 두 달 전 성벽 전투 이후로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습니다.

델핀 │웰링턴은 당신들이 서로 물어뜯기만을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아마도 지금쯤 당신들에게 실망했겠죠.

고도딘 공작 │그거 좋군.

고도딘 공작 │하지만 당신이 보고 있는 건 여전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델핀 윈더미어.

고도딘 공작 │웰링턴의 눈에 비치는 타라와 빅토리아는 어떤 관계인가,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고도딘 공작 │우리는 이 몇 달간 일종의…… 암묵적인 약속을 유지해 왔죠. 자진해서 깨뜨리려는 자만 없다면 이 체제는 유지될 겁니다.

고도딘 공작 │캐스터 공작의 사절이 비밀리에 웰링턴 공작령으로 속속 드나들고 있으니, 이 건에 대해서는 캐스터 공작한테 발언권이 조금 더 있겠군요. 그렇지요?

캐스터 공작 │내 명령을 어기는 게 누구인지 나중에 알아보도록 하지.

고도딘 공작 │델핀 씨, 윈더미어령으로 돌아가신다고요? 린카딘에 있는 제 와이너리는 언제든 지친 손님을 환영한답니다.

비나 │그런 쓸데없는 인사치레는 생략해도 되겠나?

비나 │런디니움은 모든 빅토리아인을 환영하지만, 당신들과 시간을 허비할 여유는 없어. 여기 앉아 있는 당신들보다 중요하고,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 시민들의 문제가 산더미다.

비나 │물론 당신들이 갑자기 런디니움을 동시에 찾아온 것이…… 훗, 그 암묵적인 약속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

비나 │웰링턴은 그저 구실일 뿐, 이 건은 의회가 개입할 일도 아니지. 그러니 다음 나올 얘기도 의회와 상관없는 거라면, 나도 여기서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소공작' │그렇지 않습니다, 비나 씨. 웰링턴 공작의 이번 선택은 확실히 당신과 관계가 있어요. 더 정확하게는 선대 폐하, 당신의 아버지와의 관계죠.

비나 │……

'소공작' │26년 전, 당신 아버지를 처벌하는 안건에 대해 웰링턴은 끝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침묵을 지키며 알리스테어 폐하가 왕좌에서 내려와 교수대로 걸어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는……

'소공작' │그 후 실망했던 거죠. 빅토리아에게, 공작들에게,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에게.

'소공작' │그때부터 타라의 암류는 멎은 적이 없습니다.

델핀 │……윈더미어 공작은 제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소공작' │당신의 어머니가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요. 국왕을 처형한 것을 후회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비나 씨, 지금 얘기에 악의는 없어요.

'소공작' │웰링턴 본인이 절대 런디니움에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그가 런디니움과 당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건 아닙니다.

'소공작'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왕좌가 비어 있었다고 해서 빅토리아가 국왕을 원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죠.

 

비나는 엘레노어의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비나는 확실하게 거절했다.

국왕 자리도 왕관도, 전부 비나가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인드라 │『*빅토리아 비속어*, 비나, 조금 전 순찰대가 집무실로 전해온 소식이야.』

인드라 │『알현실에 있던 왕관을 도둑맞았어!』

비나 │……!

델핀 │……?

고도딘 공작 │응?

캐스터 공작 │빅토리아 의장, 아무래도 우리 회의는 잠시 미뤄야겠어. 자네가 처리해야 할 문제가 생긴 것 같거든.

'소공작' │비나 씨, 혹시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어디서 절 찾아야 하는지는 아시죠?

고도딘 공작 │훗, 아무래도 당분간은 우리에게 시간을 더 써 주셔야 할 것 같군요, 의장.

비나 │……

비나 │……

비나 │이 *빅토리아 비속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