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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knights-Event/[S]허락받지 못한 땅

[허락받지 못한 땅] UR-5 주목 경례

어디를 봐야 하나. 공중에 떠다니는 환상? 아니면 저 굳은 표정의 지휘관?

 

 

작전 전

 

분노한 회사 대표 │*컬럼비아 욕설*, 하늘에 떠 있는 저 나무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분노한 회사 대표 │전시회가 며칠 안 남았는데, 저 나무가 전시 부스 몇 개나 점령했는지 세어봤어? 라인 랩은 상층의 전시 권한을 신청하지도 않았잖아?

다급한 회사 대표 │이건 분명 라인 랩과 관리국이 짜고 친 거야! 어젯밤에 다 봤어! 파크의 책임자 고든 장관도 그 나무 위에 있었어!

다급한 회사 대표 │구스타브 전 관리국 국장은 방송에서 다음날 아침에 반드시 해명하겠다고 큰소리쳐놓고,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다급한 회사 대표 │시간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청문회에 대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잖아. 일부러 시간 끄는 거야, 뭐야!

스태프 │여러분, 부디 진정해주세요.

스태프 │이번 사건은 파크 내 수백 개 기업의 엔지니어링부와 행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와 관련되기 때문에, 저희도 최대한 신중하게 처리 중이며, 여러분이 납득할 만한 대처 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분노한 회사 대표 │누가 신중하게 처리해 달래?

스태프 │네?

분노한 회사 대표 │하늘에 뜬 게 뭐, 제2의 고리형 실험실이라도 돼? 뭘 그리 호들갑이야?

분노한 회사 대표 │엔지니어링부의 점검은 진작에 중단됐고, 행정부의 자격 심사도 끝났는데, 이 시점에 파크 책임자의 직무 유기 따위를 따질 사람이 어디 있어?

스태프 │하지만 청문회를 여는 건 필요한 감찰 절차로……

다급한 회사 대표 │조사든 재판이든 그건 니들이 알아서 하고, 우린 당장 청문회 최종 결과만 알고 싶다고!

다급한 회사 대표 │컬럼비아 내지는 테라 전체를 뒤흔들 이 '하늘 생활 전시회'가 열릴 수 있기는 한 거야?

 

 

ˇ

사이언스 파크 경비 │비켜.

스카이 │……

사이언스 파크 경비 │다시 말한다, 비켜.

스카이 │……

사이언스 파크 경비 │너희가 여기서 버틴다고, 그 뒤에 있는 불법 장비를 내가 못 건드릴 줄 알아?

스카이 │청문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이건 여전히 라인 랩의 자산입니다. 그리고 뭐라고요? 불법 장비?

스카이 │설마 이게 '부유 플랜터 유닛'이라는 걸 못 알아보는 겁니까? 그 옆에 떠다니는 묘목들이랑 우리 뒤에 있는 거랑 다를 게 뭔데요?

사이언스 파크 경비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들어가!

연구원 │……스카이, 우리 쪽 인원이 부족해. 저쪽에서 강제로 밀고 들어오면 우리도 얼마 못 버텨.

연구원 │게다가 저 뒤의 나무 모양 장치가 규정 위반인지, 위험성이 있는지도 전혀 모르잖아. 2년 전, 크리스틴 총괄도……

스카이 │하나만 질문하죠. 과학자로서 내스티 주임님의 연구 성과를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나요?

연구원 │아니. 하지만……

스카이 │그럼 일단 움직이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스카이 │쳇, 이 파크에 주재하는 라인 랩 인원이 제한되다 보니, 역시 숫자가 너무 적어. 만약……

??? │스카이 씨, 저희도 라인 랩에 고용된 사람들이라는 걸 잊은 건 아니죠?

스카이 │여러분까지 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진 않아요.

테스터 B │청문회 조사요? 걱정 말아요, 저희가 누명을 한두 번 써본 것도 아니고!

테스터 A │우리를 더 일찍이 불렀으면, 저 경비들은 부유 플랫폼 근처에 올라오지도 못했을걸요.

사이언스 파크 경비 │뭐야, 슬럼가에서 소집돼 온 테스터 주제에, 영웅 흉내라도 내겠다는 거냐?

사이언스 파크 경비 │불법 장비 은닉, 타인 재산 손괴, 신고 불이행…… 이것만으로도 전부 싸잡아 감옥에 처넣을 수 있어!

테스터 B │내스티 주임이 받아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벌써 감옥에 있었을걸.

테스터 A │나무를 건드리려면, 우리부터 지나가.

사이언스 파크 경비 │좋다…… 그렇다면 무슨 짓을 당해도 원망하지 마라!

 

라인 랩 연구원들과 테스터들이 만들어낸 인간 방벽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경비들을 완강하게 막아섰고, 구경꾼들은 그 밖을 에워싸고 갑자기 솟아오른 '나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사람들 뒤로 낯선 그림자가 성큼성큼 지나갔다.

 

??? │……

??? │이게 바로 라인 랩의…… '나무'인가.

 

 

ˇ

머시아 │선배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 │『그렇게까지 격식을 차릴 필요 없습니다, 머시아. 그동안 쭉 휴가였는데, 제가 고생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머시아 │혹시 청문회에 참석하러 오신 건가요?

??? │『맞아요. 그나저나, 메이랜더 비상관리 감독 협회의 배지 디자인이 꽤 잘 나왔더군요. 당신도 하나 달아보세요.』

머시아 │그럼 제 공식 임무는 끝난 건가요?

??? │『아니요, 우리의 임무는 이제 시작이죠.』

머시아 │선배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 │『급할 거 없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 사고가 끊이질 않던데, 혹시 내스티와 고든 타넨 외에 제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나요?』

머시아 │……없습니다.

??? │『그렇군요.』

??? │『그럼 5분 뒤에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만나죠. 이 파크는 정말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하군요. 역시 이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를 안내해 줄 '현지 가이드'가 필요하겠네요.』

머시아 │알겠습니다.

베일라 │(희미한 중얼거림)

머시아 │죄송합니다, 창문을 미리 닫았어야 했는데.

머시아 │거리에는 기업 대표들과 테스터들이 시위 중이에요. 청문회가 미뤄질수록 불안감이 더 커지겠죠.

머시아 │조금 나아지셨나요, 베일라 씨?

베일라 │(희미한 숨소리)

머시아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세요.

머시아 │내스티 주임도 봤으니, 이제 제가 협곡으로 모셔다……

베일라 │아니…… 안 돼……

머시아 │또 어젯밤처럼 거절하시네요.

머시아 │베일라 씨, 앞으로 며칠간 이 파크는 더 소란스러워질 거예요.

머시아 │나중엔 떠나고 싶어도 쉽게 나갈 수 없을 거예요.

 

 

ˇ

오클리 │또 갇혔어! 심지어 감방 번호도 똑같아!

오클리 │청문회 일정이 계속 바뀌고 있어…… 저 녀석들 설마 증거를 더 많이 찾아서 모든 죄를 한꺼번에 처벌하려는 건가?

펀 │……

오클리 │미리 말해두는데, 우리 신분을 물어보면 나는 있는 그대로 말할 거야, 너는 짝퉁이잖아!

펀 │……

오클리 │야, 말 좀 해봐! 조용하니까 괜히 더 불안해져……

펀 │사실 황무지의 이동 감옥도 잘만 만들면 괜찮은 관광지가 될 수 있어. 다만, 밖에서 침입하는 거랑 안에서 탈출하는 건 난이도가 다르니까, 조심해야겠지.

오클리 │이 상황에 관광 코스를 평가하고 앉았어?

오클리 │손님 하나 잃어버린 것도 모자라, 다른 손님을 감방에 처넣게?

펀 │그 손님은 내가 꼭 찾아낼 거야. 그리고 넌,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돼.

오클리 │네가 어떻게 알아?

펀 │심문도 없고, 신원 확인도 없고, 출석 명령도 없어…… 경비들이 정말 우리가 지은 죄를 꾸며낼 시간을 벌려는 거라고 생각해?

오클리 │응.

펀 │난 오히려 그 반대라 생각해……

펀 │이 청문회의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야.

 

 

ˇ

고든 │펀과 오클리는 감옥에 가뒀고, 머시는 어젯밤부터 안 보이고, 로비의 전화는 계속 통화 중이고, 모든 사람이 나랑 내스티를 찾고 있어……

고든 │좋아, 이제 관리국에서 배운 걸 그 노친네한테 써먹을 때가 됐어. 뭘 물어보든 다 해명할 수 있어……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하는데!

고든 │훗, 역시 늙은 여우의 효율도 예전 같지 않네. 아직 아무도 심문하러 오지 않았다니.

고든 │음, 잠깐!

고든 │다행이다…… 단말기 상 내 직함은 아직도 '프로펠러 파라다이스' 총장이야.

우주 린수 │삐!!!!! '하늘 정복자'의 스트레스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졌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우리의 목표는 테라 너머에 있으니,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고든 │……

고든 │제기랄, 청문회는 대체 열리는 거야 마는 거야? 내가 주관했으면 진작 해결됐을 일인데! 그 노친네, 일부러 나를 방해하고 있어, 7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똑같아!

??? │그런데 자네는 왜 7년 동안 아무런 성장도 없을까?

고든 │구스타브 국장님……

구스타브 │말해보게. 자네라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텐가?

고든 │그건……

구스타브 │라인 랩의 엔지니어링 점검이 중단됐다고 우쭐대면서, 이제부터는 아무 걱정 없이 자네의 그 뒷거래를 계속할 수 있다고 착각했겠지……

구스타브 │관리국이 유치원도 아닌데, 어쩜 자네 같은 순진 난만한 녀석이 나왔을까?

고든 │그 빌어먹을 나무만 아니었으며 모든 게 순조로웠을 겁니다. 이게 다 내스티 때문이라고요!

구스타브 │순조로워? 내스티 밑에서 일하는 보조 연구원조차도 자네의 수법을 간파해 내던데?

구스타브 │그 사람이 자네처럼 순진하게 나한테 도움을 청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자네의 추악한 짓거리는 벌써 만천하에 드러났을 거야.

고든 │……

구스타브 │자, 말해보게. 자네라면 어떻게 처리할 텐가?

고든 │국장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구스타브 │흥, 라인 랩이 어떤 목적으로 이 부유 장치를 숨겨놓았든, 더 이상 그들이 자신의 창조물을 정의하게 해서는 안 돼.

구스타브 │자네의 직무유기로, 본래는 전권을 넘겨받을 수 있었던 행정부도 평가에 일절 참여할 수 없게 됐네.

고든 │그렇다면, '제3자'를 끌어들인다는 말씀입니까?

구스타브 │객관적이고, 전문적이며, 누가 봐도 중립적인 과학 고문 말이야.

 

과학 고문 │고든 씨,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고든 │전혀 과학 고문처럼 안 생겼는데…… 저자가 라인 랩의 물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게 맞습니까?

과학 고문 │평가 대상을 파악하기 위해 방금 부유 플랫폼에 다녀왔습니다.

과학 고문 │음, '거대한 나무', 참으로 장관이더군요. '나무' 아래도 아주 시끌벅적하고.

 

 

ˇ

스카이 │와 봐! 어디 할 수 있으면 우리 시체를 밟고 넘어봐!

테스터 │(스카이 씨……)

스카이 │(괜찮아요, 그냥 겁만 주는 거예요.)

사이언스 파크 경비 │라인 랩 과학자들은 별깍지 밖의 방사선 때문에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했나? 꼭 피를 봐야 적성이 풀리겠어?

사이언스 파크 경비 │그렇게 나온다면, 소원대로 해주겠다!

??? │그만.

사이언스 파크 경비 │이 제복은…… 메이랜더?

협회 멤버 │우리는 메이랜더 재단 산하 비상관리 감독 협회 소속입니다. 파크의 규정에 따라, 사고나 재해 발생 시 본 기관이 행정 및 관리 직원을 전부 인계합니다.

협회 멤버 │이건 고든 장관이나 구스타브 씨에게 직접 확인해도 좋습니다.

사이언스 파크 경비 │……

스카이 │감독 협회?

협회 멤버 │맞습니다, 스카이 씨.

협회 멤버 │당신의 기분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과격한 행동은 삼가시죠. 저희는 당신과 동료분들께 강제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습니다.

스카이 │그렇다면 '프로펠러 파라다이스'가 정말로 비상사태에 돌입한 거군요. 어젯밤 사건도 당신들의 1차 조사에서 '특수 사고'로 규정된 겁니까?

협회 멤버 │맞습니다. 감독 협회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현장 관련자들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협회 멤버 │조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만, 공식 사법 감독 기관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청문회만이 공정한 심리 절차이므로, 부디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스카이 │그럼, 청문회가 열리기까지는 라인 랩이 이 '부유 플랜터 유닛'의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나요?

협회 멤버 │물론입니다.

스카이 │당신들의 조사 결과가 방금 당신의 답변만큼 공정하길 바라죠.

협회 멤버 │걱정하지 마십시오.

협회 멤버 │임시 부유 플랫폼 이상 무. 2팀은 순찰을 계속한다.

테스터 │스카이 씨, 그냥 이렇게 가도 되는 거겠죠?

스카이 │경비의 태도를 보니, 메이랜더의 관할권은 진짜인 것 같네요.

스카이 │청문회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그사이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몰라요. 여기서 계속 기다려도 우리의 정보 파악에 전혀 도움이 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스카이 │누구 내스티 주임님을 본 사람 없나요?

 

 

작전 후

 

부친 │숲에 샌드비스트 한 마리가 내 눈길을 끌었어. 상식적으로, 이런 작은 생물은 황야에서나 볼 수 있는데.

부친 │녀석은 놀라서 수풀로 도망쳤고, 나는 호기심에 쫓아갔지. 가시덤불과 덩굴을 헤치고 나아가자, 내 앞엔 생각지도 못한 경치가 펼쳐졌어……

부친 │페니, 보여?

딸 │응!

딸 │엄청 넓은 사막이랑 하늘이 보여. 그 둘이 맞닿은 곳은 분홍색이네. 교과서에 있던 그림이랑 전혀 달라. 게다가……

딸 │냄새도 달콤해.

부친 │하하, 그건 네 엄마가 케이크를 굽고 있어서 그렇단다. 곧 밥 먹을 시간이야.

딸 │아빠, 동부 황야의 탐험 이야기 또 들려줘, 응? 으음…… 아니다, 하늘에 떠 있는 그 도시 이야기를 해줘.

부친 │조급해 마, 페니. 신기한 경험은 끝도 없고, 우리에게 시간은 많단다.

부친 │우리 페니가 더 자라서 더 잘 걸을 수 있게 되면, 아빠가 봤던 모든 걸 똑같이 보게 될 거란다. 아빠가 약속할게.

 

ˇ

펀 │내 손님한테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말아줄래?

미스터 반 │견습 가이드인 네가 제대로 못 한 탓이야. 다들 분명 내 이야기를 더 좋아해.

펀 │내 일은 손님을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로 안내하는 거야.

미스터 반 │너희 회사가 표시해 둔 장소만 실제로 존재한다는 소리냐? 어이가 없네. 그럼 내가 젊었을 때 경험한 것들은 다 뭔데?

미스터 반 │내가 말했지? 가이드북에 있는 문장만 그대로 읊지 말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탐색해야 한다고……

펀 │그렇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해 이웃들에게 조롱이나 당하고, 늙어서는 동네 꼬마들한테 엉터리 이야기나 지어내라고?

펀 │나도 옛날엔 그 이야기를 믿었어…… 날아다니는 백비스트, 하늘에 떠 있는 도시, 금빛과 분홍빛이 섞인 죽음의 항무지…… 지금도 내겐 소중한 기억이지.

펀 │하지만 아빠는 자기 이야기를 너무 맹신했어.

미스터 반 │펀! 콜록콜록, 거기 서!

 

ˇ

스태프 │축하드립니다, 펀 반 씨. 자격 심사가 모두 통과되어 오늘부로 독립 여행사의 사장이 되셨습니다.

펀 │고마워. 직원은 나 혼자뿐이지만, 그래도 시작은 순조롭네!

스태프 │혼자요? 제출하신 명단에는 1명 더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름이 아마……

펀 │마틴 반, 우리 아빠 이름이야. 작년에 돌아가셨어.

스태프 │아, 죄송합니다……

펀 │괜찮아. 아빠가 아니었다면, 나도 나만의 여행사를 차리겠다는 결심을 내리지 못했을 거야.

펀 │이제 아빠와 함께 여행할 순 없지만, 적어도 명의상으로는 아빠는 여행사의 중요 멤버니까.

스태프 │아버지도 무척 기뻐하실 거예요. 참, 개업 후 첫 여행 코스는 정하셨나요? 제가 인기 명소 몇 군데를 추천해 드릴 수 있는데요.

펀 │음…… 혹시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곳이 있을까?

 

 

ˇ

펀 │대부분 동업자들은 금지구역 투어가 그저 내가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 수단이라 생각하지만, 기묘한 경치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 얼마나 많은 난관을 헤쳐왔는지 아는 건 내 손님뿐이거든.

펀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야. 나는 미래의 광경을 보고 싶고, 내 손님은 이루고 싶은 소원 같은 게 있거든.

펀 │내스티 주임, 내게 라인 랩을 적대시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 손님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같은 밴시인 너에게서 단서를 찾을 수밖에 없었어. 나는……

내스티 │사과는 됐어, 펀. 나는 추궁하러 온 게 아니라, 그저 너와 네 손님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했을 뿐이야.

내스티 │나중에 네가 자서전을 출판한다면, 그걸 읽어볼 생각은 있어. 근데, 지금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펀 │청문회 때문에 그래? 안심해, 일정이 계속 변경되는 걸 보면 아마 조사도 안 끝났을 거야.

내스티 │재판은 네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시작될 거야.

내스티 │그러니까 그 밴시 손님에 대해 최대한 간략하게 알려줘. 둘이 어디서 만났고, 왜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그 손님의 상태는 어때?

펀 │만난 건 아마 2달 전쯤이고, 장소는 죽음의 황무지였을 거야……

 

펀 │후우…… 밤엔 무지 춥네. 모래도 새까맣고, 아빠가 얘기한 거랑은 완전 다르잖아……

펀 │죽음의 황무지 외곽도 소문만큼 무섭진 않네 뭐. 뼈를 깎는 모래바람, 원혼의 비명은 무슨, 난 지금 이렇게 멀쩡하잖아?

펀 │잠깐, 저기 언덕 위에 있는 그림자는 뭐야? 설마 정말 원혼은 아니겠지……

쇠약한 밴시 │여기가…… 컬럼비아인가?

쇠약한 밴시 │"인도하라".

쇠약한 밴시 │인…… 콜록…… 인도하라……

펀 │저기! 괜찮아?

펀 │심박과 호흡은 정상이고, 탈수도 아닌 것 같은데? 에라 모르겠다, 일단 시도해보자.

ˇ

쇠약한 밴시 │여긴…… 협곡인가?

쇠약한 밴시 │안 돼…… 아직 그 아이를 만나지 못했어. 나를 애도하지 마…… 아직은 횃대에 갈 수 없어……

펀 │저기, 진정해. 혹시 본인 이름은 기억나?

쇠약한 밴시 │아니……

펀 │어디로 가고 싶은데?

쇠약한 밴시 │나는……

펀 │여기는 컬럼비아에 있는 죽음의 황무지야. 여기 왜 왔는지는 기억나?

쇠약한 밴시 │황무지……?

쇠약한 밴시 │아니야…… 그 아이는 여기 없어……

펀 │뭘 찾고 있어? 내가 도와줄 수도 있는데. 펀 여행단에 참가하면 모든 불가능한 소원을 이뤄줄게. 가격도 매우 착해!

펀 │우리 아빠는 이루지 못했다는 건 아직 희망이 있다는 뜻이라고 했어. 아빠는 또…… 저기? 손님!

쇠약한 밴시 │……

펀 │엇, 기절했네. 머리에 깃뿔이…… 이 밴시는 대체 뭘 찾길래, 이 죽음의 황무지에서 길을 잃은 거지?

펀 │음? 허공에 떠 있는 저 기호, 이건 대체 어디 언어야? 그리고 이 금빛 무늬들이 얇은 잎사귀를 떠받치고 있네…… 이게 이 사람의 오리지늄 아츠인가?

펀 │잎끝이 움직이고 있어…… 가리키는 방향이…… 특별구?

 

펀 │그 후로 그 손님의 기억은 점점 흐려졌어. 도무지 무슨 문제인지 알 수 없어서, 나도 닥치는 대로 여기저기 매달려봤지.

내스티 │시간을 막을 수는 없어.

펀 │네 말은, 손님의 이 증상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라는 거야? 하지만 이 손님의 기억은……

내스티 │그런 증상은 협곡에서 본 적이 있어. 그 증상이 나타났다는 건 곧 죽음이 찾아온다는 뜻이지.

내스티 │망각이 시작된 밴시가 여기 나타났다는 건, 아마도……

내스티 │머릿속에 남은 마지막 집념이 그녀의 모든 이성을 차지했기 때문이지.

펀 │잠깐, 그 말은……

내스티 │네가 대신 이루고 싶었던 건 그 밴시의 마지막 소원이야.

펀 │……

펀 │그 손님이 그렇게 먼 길을 걸어 컬럼비아까지 오고,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는 죽음의 황무지까지 넘으려던 이유가 죽기 전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펀 │찾으려는 게 대체 뭔데? 오래전의 물건? 과거에 대한 진실? 아니면 소중한 누군가?

내스티 │……

펀 │이제 알았어……

펀 │지금 이 파크의 모든 경비들이 너를 찾고 있어. 라인 랩은 모두에게 해명을 해야 하니까.

펀 │이 뒤늦은 청문회가 너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지금, 네가 겨우 얼굴 한 번밖에 본 적 없는 가이드를 찾아와서 그 가이드의 손님에 대한 질문을 한다는 건……

펀 │네가 그 손님이 찾는 사람을 알고 있거나, 혹은……

펀 │내스티 주임, 그 손님이 컬럼비아까지 온 이유가…… 설마 너 때문이야?

내스티 │어머니를 돌봐줘서 고마워, 펀.

펀 │그 손님은 아직 파크 안에 있어.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거야, 내스티 주임! 내가 같이 찾아줄게!

내스티 │이미 늦었어.

??? │내스티 주임님, 저희와 함께 가주시죠.

펀 │잠깐만, 몇 분만 더 줘. 경비…… 아니지, 이 제복은…… 고든 쪽 사람이 아닌데?

내스티 │메이랜더 산하의 비상관리 감독 협회인가? 새 제복도 여전하네.

협회 멤버 │어젯밤 발생한 불법 장치의 비행 사건에 관해, 감독 협회가 파크 내부의 조사를 마쳤습니다. 조사 결과의 최종 확인을 위해 내스티 주임님께서 동행해 주셔야겠습니다.

협회 멤버 │이의 있으시다면, 사전에 의논해도 좋습니다. 청문회에서 불필요한 의제가 생겨 각자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펀 │조사가 이미 끝났다면서…… 왜 청문회는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우린 이미 7시간이나 기다렸는데!

내스티 │청문회는 미뤄졌지만, 재판은 이미 시작됐어.

펀 │……

 

 

ˇ

과학 고문 │……

고든 │……

구스타브 │과학자가 말주변이 없는 건 그렇다 쳐도, 자네까지 벙어리가 된 건가?

고든 │그때 제가 승진 후보 명단에 오른 다음날, 당신은 바로 본부에서 저와 같은 직급의 직원을 하나 데려왔죠.

고든 │젊고, 유능하고…… 모든 후보를 불안하게 만들었죠. 그래서 우리는 서로 앞다투어 자신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걸 증명해야 했어요.

고든 │꼭 데자뷔 같지 않습니까?

구스타브 │결국 승진한 건 자네였지 않은가.

고든 │원래부터 저로 확정돼 있었으니까요!

구스타브 │어이 애송이, '확정'이라는 건 없어.

구스타브 │자네는 정말 이 파크의 총장이 그렇게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하나? 천만에.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개막식에서 연설한 그 사람이야.

구스타브 │그 사람이, 꼭 자네라는 보장은 있나?

고든 │……

 

고든은 구스타브 뒤에 서 있는 쿠란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사브라의 꼬리 끝 가시들이 죄다 곤두서 파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경계 중이었다.

그는 구스타브가 일부러 자신의 경쟁심을 자극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오랜 직장 생활 습관 때문에 경쟁자에게 도전의 눈빛을 보내지 않고는 못 견디게 했다.

관리국을 떠나기 위해 그는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일을 떠맡았고, 이곳저곳 인맥도 뚫었으며, 심지어 자신을 괴롭혔던 구스타브에게 고개까지 숙였다.

절대 이대로는 멈출 수 없었다.

 

고든 │고문 씨, 그쪽의 높은 식견으로 봤을 때, 라인 랩의 장치는 도대체 정체가 뭐라고 생각하나?

과학 고문 │음, 부유 플랜터 유닛의 변형체?

고든 │흥, 그런 변명 따윈……

과학 고문 │아니죠, 부유 플랜터 유닛은 공중 케이블처럼 가볍고 이동성이 높아야만 그 사용 환경에 적합합니다.

과학 고문 │아까 본 것은 확실히…… 나무 내부의 기둥 장치에 이중 슬롯이 있었는데, 지금은 비어 있더군요?

고든 │내 생각엔……

과학 고문 │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거겠죠. 2개의 '열쇠'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고든 │……

과학 고문 │라인 랩의 두 번째 주임이 도착하기 전까지 이 장치나무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니지, 또 누군가 몰래 파크 안으로 들어온다면……

고든 │무슨 뜻이지……

과학 고문 │구스타브 씨, 사람들은 분명 장치의 외모나 라인 랩의 이름 때문에 온갖 억측을 펼치겠지만, 제가 봤을 땐 그냥 날 수 있는 '나무' 정도입니다.

고든 │그게 다야?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라인 랩의 논문을 돕는 게 아니라고.

고든 │청문회가 연기돼서 우리가 시간을 벌 수는 있었지만, 내스티가 이 나무의 존재를 숨긴 이유, 펀이 몰래 들어온 경위, 그리고 내 사업까지…… 모두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해.

구스타브 │됐네. 성급할수록 허점만 드러날 뿐이지. 의문이 많다는 건 자네가 그만큼 무능하다는 뜻이야.

구스타브 │고문 선생은 이미 답을 제시했어.

고든 │뭐라고요?

구스타브 │라인 랩 장치의 위험성은 낮지만, 사람들의 억측을 불러일으키지. 즉, 그 정의는 우리 판단에 따라 어느 쪽으로든 해석이 가능하단 말 아닌가?

고든 │!!

고든 │국장님, 제가 뭘 하면 되겠습니까?

구스타브 │말만 잘 들어.

구스타브 │자넨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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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대표 │아 진짜, 어이! 밀지 마!

애스펜 │시, 실례합니다. 지나갈게요. 데스크에 물어볼 게 있어서……

회사 대표 │청문회가 언제까지 미뤄질지는 저 사람들도 모르니, 괜히 힘 빼지 말라고.

애스펜 │저는 그냥 제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요……

회사 대표 │형씨, 우리도 답답해 죽겠어. 그쪽이 사고의 원흉이거나 관련자가 아닌 이상, 그 누가 와도 청문회 절차를 밀어붙이진 못할 거야.

애스펜 │그럼……

회사 대표 │그렇게 초조해하는 걸 보니, 설마 그쪽도 '하늘 대출'을 받았나?

애스펜 │맞아요…… 제 고향에는 저 같은 잡화상만 여섯이나 있거든요. 우린 매일 하는 일도 없이, 그저 회전초가 굴러가는 방향을 걸고 술 내기나 하면서 지냈어요. 그러다 2년 전……

애스펜 │하늘, 별깍지, 오리지늄 걱정 없는 삶, 컬럼비아의 새로운 개척지…… TV와 신문에 온통 제가 이해 못 할 이야기들로만 도배됐어요. 하지만 저는 그날 밤 그 빛을 확실히 봤어요.

애스펜 │저는 뭐에 홀린 것처럼 가게를 팔고 아내를 떠나, 거액의 고리대금까지 써가며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들어왔고, 그 뒤로는 단 한 번도 돌아가지 않았어요.

회사 대표 │하아…… 등록센터에 반나절 있으면서 비슷한 사연은 열댓 번도 더 들었어. 울상은 그만하고, 현수막이나 들고 가서 시위라도 해.

 

애스펜은 손에 든 시위용 현수막을 내려다보았다. 현수막의 은빛 천은 비행체에 흔히 쓰이는 빛 반사 소재였다.

이런 소재의 가구는 '럭키 치스티비스트'에도 많았지만, 애스펜은 이게 왜 갑잦기 유행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소파 앞을 지날 때마다 쿠션에 비친 자기 얼굴이 그저 우스꽝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천에 반사된 빛이 눈을 찌를 때마다 그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묘한 설레임이 일었다. 마치 미래가 정말 손안에 있는 것처럼, 자신이 축복받은 행운아처럼 느껴졌다.

 

애스펜 │이…… 이번 청문회를 버틸 수 있을 거야……

애스펜 │설령 재판받고 감옥에 가더라도, 내 전시품과 '럭치 치스티비스트'라는 이름만큼은 '프로펠러 파라다이스'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남기고 말 거야.

애스펜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럭키 치스티비스트'가 내게 행운을 가져다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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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아 │선배님은 절대 지각하는 분이 아니신데…… 설마 시위대에게 길이 막혔거나, 길을 잃으셨나요?

??? │이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상하 구조가 복잡한 건 사실이지만, 파크를 거대한 랭크우드 스튜디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머시아 │확실히 선배님은 랭크우드의 블록버스터에도 출연하셨죠. 개척 시대의 명작으로, 아직도 그 양철 갑옷이 영상 합성 기술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틴맨 │기억력은 여전하네요, 머시아.

틴맨 │부유층의 교통수단은 꽤 흥미롭더군요. 플렉스 와이어와 구형 캡슐의 조합이 꼭 신형 놀이기구 같았습니다.

틴맨 │다만, 옆에 있는 이 세 녀석의 성화를 이기지 못해, 몇 바퀴 더 도느라 시간이 좀 지체됐을 뿐입니다.

머시아 │아, 죄송해요, 그분들께 아직 인사도 못 드렸네요.

틴맨 │괜찮아요. 메이랜더의 젊은 특수요원들은 너무 튀는 경향이 있어서, 위장 비서와 같은 임무는 당신처럼 침착한 친구에게 잘 어울리죠. 그런데 어쩌다 사람이 점점 딱딱해졌나요?

틴맨 │고든 장관이 만만치 않죠?

머시아 │개성이 강해서 오히려 파악하기 쉬웠어요.

틴맨 │고생했어요, 머시아.

틴맨 │며칠 전의 그 작전도 타이밍이 아주 좋았습니다. 1개 소대만 이끌고 전시회 전에 큰 위협 요소를 2개씩이나 배제하다니. 올해의 평가 보고서에 꼭 적어두겠습니다.

머시아 │과찬이십니다, 선배님.

틴맨 │지금 파크의 행정부와 엔지니어링부 두 부서가 모두 멈춘 덕에, 우리 메이랜더에게 충분히 활약할 여지가 생겼습니다.

틴맨 │우리와 손잡으려는 구스타브의 의도도 아주 명확합니다. 이미 라인 랩의 장치를 처리하라고 사람을 보냈더군요. 그리고 그의 부하는, 아무래도 본인이 직접 지도할 모양이더군요.

머시아 │그럼…… 이제 남은 건 사람들 마음을 달랠 청문회뿐인가요?

틴맨 │당신도 청문회 일정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머시아 │선배님, 청문회를 미루는 건 아무래도 메이랜더의 방식이 아닌 것 같아서요……

틴맨 │하하하, 언제부터 성격이 이렇게 급해졌나요? 일은 천천히 대처해야 합니다. 우리가 조사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틴맨 │후, 정말 아름다운 미래 도시군요. 컬럼비아를 떠난 지 겨우 몇 달이 됐을 뿐인데, 이렇게 새로운 것들이 잔뜩 생기다니.

틴맨 │부유층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얼마나 걸리죠?

머시아 │케이블카를 타면 1시간도 안 걸립니다.

틴맨 │좋아요. 그럼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에 이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를 다시 한번 제대로 둘러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