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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knights-Event/[S]허락받지 못한 땅

[허락받지 못한 땅] UR-ST-3 재취항

몇 개의 빈 의자, 그리고 토론회.

 

 

사리아 │멋진 연설이었습니다, 부통령님.

사리아 │라인 랩 휴게실에서도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잭슨 │『제가 컬럼비아의 독특하고 고집 있는 연구자 여러분을 감동하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요.』

잭슨 │『꽃다발, 현수막, 열렬한 지지 편지, 제 모습을 본떠 색칠된 병사 모형까지…… 몇 시간 만에 이런 걸 많이 받았습니다.』

사리아 │라인 랩은 보내지 않았습니다.

잭슨 │『……하하, 그렇군요.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죠. 사리아 총괄.』

잭슨 │『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하늘을 나는 저 '나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합니까?』

사리아 │부통령님께서 정말 나무의 과학적 원리가 궁금하신 거라면, 오후 내내 나무가 대지 전체에 어덯게 뿌리를 내리고 가지와 잎이 어떻게 하늘 전체로 뻗어 나가는지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사리아 │하지만 과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저 '나무'의 완전한 형태는 컬럼비아 전역의 에너지와 정보를 모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잭슨 │『그 말은, 컬럼비아 전역을 아우를 정도로 범위가 넓은…… 에너지 우물이라는 뜻인가요?』

사리아 │동시에 서버이기도 합니다. 그것도 양방향으로 실행되는.

사리아 │땅에서 하늘로의 수집뿐만이 아니라, 반대로 하늘에서 땅으로의 전송도 가능합니다. 뿌리도 있고, 나뭇가지와 잎도 있으니까요.

잭슨 │『허허.』

사리아 │억지로 이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부통령님. 예전에 트리마운츠에서 라인 랩에 방문하셨을 때도 집중을 잘 못하시더니, 지금도 그대로시군요.

사리아 │국방부의 수성포 수십 대와 메이랜더가 통제하는 매체의 렌즈 수백 개가 일제히 그 '나무'를 조준했을 때, 나무를 놔두라고 하신 건 부통령님이셨습니다.

잭슨 │『야라 씨의 말이 제 심금을 울렸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늙은이도 젊은 시절의 거침없던 때가 떠오르더군요.』

사리아 │그러셨군요.

사리아 │저는 부통령님께서 '나무'를 정의할 기회를 국방부나 메이랜더에 그냥 넘겨주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잭슨 │『……』

사리아 │한 번의 전시회, 한 번의 연설, 하늘 열풍, 애국심, 단 몇 시간 만에 부통령님의 지지율은 다른 후보들을 훨씬 앞질렀습니다.

사리아 │하지만 다음 연설에서 어떠한 미래를 그려내야 그 수많은 지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그에 대한 생각은 해두셨습니까?

사리아 │아니면, 그저 '나무'를 보며 즉흥적으로 말씀하실 계획입니까?

잭슨 │『국방부가 당시 크리스틴과 맺은 협의를 알고 있을 겁니다. 크리스틴이 '아크1호'를 만들었지만, 국방부가 그걸로 누구를 폭격하든 라인 랩과는 무관한 일이죠.』

잭슨 │『그 '나무'를 정의할 권한은 제 손에 있습니다. 제가 궁금한 건, 만약 라인 랩과 미리 상의하지 않고 정의를 내린다면, 설마 별깍지를 뚫고 날아가진 않겠죠?』

사리아 │물론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스티가 됐든, 제가 됐든, 장군, 의원들, 심지어는 부통령님 어깨 위에 있는 그 인형이 됐든.

잭슨 │『……하하하.』

잭슨 │『문득 전에 비서와 한담을 나누던 중에 했던 당신에 대한 평가를 취소하고 싶어지는군요.』

사리아 │뭐였죠?

잭슨 │『당신이 크리스틴보다 훨씬 상대하기 좋다고 했었습니다.』

사리아 │……

잭슨 │『원하는 걸 말해보세요.』

사리아 │제가 바라는 건,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탈주한 섹터를 특별구의 항로로 복귀시켜 정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잭슨 │『네? '탈주'요? 특별구 정부는 방금 일어난 일을 그렇게 정의하지 않을 겁니다.』

잭슨 │『타국의 의도적인 파괴에 맞서, 컬럼비아 최전선의 연구자들이 가장 하지 않을 선택이 바로 비겁한 '탈주'겠지요?』

잭슨 │『그리고 또?』

사리아 │라인 랩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십시오……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잭슨 │『최대한 빨리 정식 회담을 잡도록 하죠, 사리아 총괄. 당신은 컬럼비아에게 존재하지도 않는 일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어요. 저희는 단지……』

잭슨 │『미래의 라인 랩이 뭘 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을 뿐입니다.』

 

 

ˇ

펀 │오늘 밤은 자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심야 황야 자유 투어라도 만들어 둘 걸 그럤어.

애스펜 │하하, 섹터가 멈춰 섰는데도 펀 씨는 가만히 못 계시는군요.

펀 │너도 똑같잖아? 지금 표정이 꼭 복직 첫날에 사무실 창밖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는 말단 직원 같아.

애스펜 │하아, 사실은요…… 메이랜더 사람들과 싸울 때, 너무 무서워 죽을 것 같았지만, 정말 흥분되기도 했어요.

펀 │하마터면 특수요원 우두머리의 손가락을 물어뜯을 뻔했잖아.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애스펜 │저는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흥분했었던 건, 하늘이라는 이름으로 고리대금을 받았을 때였어요.

애스펜 │대부업자가 우리 마을의 술집 입구에서 자신이 가져온 온갖 기괴한 부유 장치들을 펼쳐놨어요. 구경하던 사람들 때문에 술집의 난간이 무너질 정도였죠.

애스펜 │그리고, 대출을 받을 '행운아'는 결국 학력도 경제력도 아닌, 소형 드론을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날리는 사람으로 정해졌어요.

펀 │근데, 결국은 네가 그 사기극의 불운아가 됐잖아. 저번에 얘기했어.

애스펜 │그날 밤, 저는 바보처럼 아내에게 컨트롤러를 조종하던 손가락을 자랑하며, 그 손가락이 우리에게 미래로 가는 기회를 가져다줄 거라고 했었죠……

펀 │며칠이 지나서야 그 컨트롤러에 배터리가 없었다는 걸 알아채고?

애스펜 │맞아요, 흥분한 상태에서 제가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게 아니었어요.

펀 │그래도 오늘 우리와 함께 봉쇄선으로 돌진했을 땐, 그렇게까지 많은 생각은 안 했지?

애스펜 │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도살을 기다리고 있는 치스티비스트처럼, 특별구 정부가 우리의 미래를 정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네요……

애스펜 │마치 세탁기에 빠진 양파 같네요, 열정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껍질이 한 겹씩 벗겨지고 있으니까요.

펀 │그래서, 세탁기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거야, 아니면 무력한 양파가 되고 싶지 않은 거야?

애스펜 │음……

펀 │몇 년 전, 죽음의 황무지에 3번째로 뛰어들었을 때, 나는 아주 재미난 생각을 한 적이 있어.

펀 │만약, 내가 한 트럭의 순금 원석을 봉쇄선 안으로 몰래 들여놓고,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 트럭을 금지구역 초소 밖으로 몰고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펀 │아마 컬럼비아인들은 분명 공포의 전설을 싹 다 잊어버리겠지, 그리고 또다시 대개척을 시작할 거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진 않아.

펀 │설령 그 시작이 하늘을 가른 과학자가 아니라 별 볼일 없는 여행 가이드라 할지라도, 설령 그게 쾌거가 아니라 사기극일 뿐이라 할지라도.

펀 │우리는 늘 '불가능'이라는 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길 원하고, 늘 끝이 안 보이는 상식에서 도망쳐 색다른 곳에 가서 색다른 삶을 살길 원하지.

펀 │너, 나, 그리고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있는 수백수천 명의 테스터, 심지어 라인 랩의 스카이라는 보조 연구원도…… 다들 마찬가지야.

애스펜 │양파는 세탁기에서 나올 수 없어요……

펀 │하지만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 안으로 뛰어들었는지는 기억할 수 있잖아.

애스펜 │……

애스펜 │만약 오늘 밤 정부가 우리를 반역죄로 사형에 처하지 않는다면, 저는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남고 싶어요. '럭키 치스티비스트'를 계속 운영하면서 빚을 갚고 싶어요.

애스펜 │그리고, 제 아내에게 편지 한 통 전해 줄 수 있을까요? 일반 전달자는 마음이 안 놓여서요.

펀 │그럼, 너도 펀 여행단에 들어올래? 너를 도시까지 데려다 주는 것도 가능해.

 

 

ˇ

고든 │테라 대륙에 당신 같은 과학자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네.

과학 고문? │(챙챙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

고든 │구스타브와는 어떻게 알게 된 거야? 그 늙은 여우와 메이랜더가 짰던 계획은 이미 알고 있었나?

과학 고문? │(스삭스삭 광택을 내는 소리)

고든 │쯧, 결국 그 인간한테 아무 교훈도 주지 못했네. 그 늙은 여우, 부유층이 추락하자마자 바로 메이랜더 사람들을 따라 도망쳤더군.

과학 고문? │아뇨, 수갑이 채워진 뒤 끌려갔습니다.

고든 │수갑? 훗, 나를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죄인으로 만들려다가, 결국 자신이 죄를 덮어썼네!

과학 고문? │(맑은 금속 소리)

과학 고문? │나쁘지 않군요.

고든 │당신, 여기서 한참 동안 펜치를 만졌다가, 망치를 만졌다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과학 고문? │서둘러 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거구의 쿠란타는 고든에게 자신의 '밑창'을 보라고 눈짓했다. 고든은 그제야 쿠란타가 걸을 때 나는 소리가 신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든 │쓰읍, 이 반원형 금속판은…… 못을 하나하나 박아야 고정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면 안 아파?

과학 고문? │전혀요. 사르곤 늪지, 사미 설원, 컬럼비아의 황야같이 복합한 지형에서는…… 신발보다 제 발이 더 믿음직스럽거든요.

고든 │신분을 전혀 숨길 생각이 없는 것 같군.

과학 고문? │이 사건 속에서, 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존재니까요.

과학 고문? │저는 친구를 도우러 여기에 왔다가 또 한 명의 친구를 사귀었을 뿐이죠.

고든 │……

고든 │얄미울 정도로 자유롭군.

과학 고문? │당신의 경력이라면 저와 동행하기에 충분하겠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겠지요.

고든 │이번 사고로, 관리국 내부 인원이 대대적으로 숙청될 거야. 늙은 여우의 세력이 다 사라졌는데, 내가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고든 │게다가, 당신은 내 수집실에 있는 물건들을 다 알고 있고. 그런 당신과 동행해봤자, 나는 영원히 당신을 이기지 못할 텐데?

고든 │나는 관리국의 자원을 제대로 활용해 당신의 말문을 막을 수 있을 정도가 되게끔 054를 개조할 거야.

과학 고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고든 │저기, 과학 고문,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있긴 해? 별깍지 밖은?

과학 고문?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여전히 많습니다.

과학 고문? │언젠가 인류가 정말 구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더라도, 저는 여전히 대지를 내려다볼 겁니다.

 

 

ˇ

내스티 │……

내스티 │이번엔 네가 오는 걸 제대로 봤어, 머시아.

머시아 │부품 더미에 파묻혀 있지 않은 건 참 드문 모습이긴 하네요. 누굴 기다리고 계신 건가요?

내스티 │너는? 네 동료들은 해가 지기 전에 모두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서 철수했는데.

내스티 │"반드시 마지막에 가야 한다."도 내가 모르는 비서 수칙인가?

머시아 │짐을 싸다가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을 뿐이에요.

내스티 │(살카즈어) 부유하라.

머시아 │감사합니다…… 이 많은 상자를 어떻게 끌고 내려가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내스티 │그래서, 그 짐들을 끌고 가장 먼 길을 돌아 '나무' 쪽으로 온 거야?

머시아 │……내스티 주임님, 저는 베일라…… 아니, 주임님의 어머님 되는 분의 마지막 안식처를 보고 싶었어요.

내스티 │지금 이 '나무'가 품고 있는 새잎들은 모두 베일라의 묘비명이야.

내스티 │가면서 올려다봐. 너를 기억하고 있다면, 바람이 잎사귀 하나쯤은 네 손에 떨궈줄지도 몰라.

머시아 │주임님은 제가 베일라 씨를 이용해 메이랜더의 임무를 완수한 게 원망스럽지 않으세요?

내스티 │베일라를 돕겠다고 메이랜더의 명령을 어기기도 했잖아.

내스티 │만약 너의 다음 행선지가 감옥이라면, 나는 컬럼비아가 조금도 공정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할 거야.

머시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머시아 │틴맨 선배는 예전에 셀레네 씨가 버린 드론 부품을 장식처럼 몸에 달고 다닌 적도 있어요. 쓸모가 있는지는, 선배의 유일한 판단 기준이 아니었죠.

머시아 │저의 이 작은 반항 역시 선배가 저를 판단하는 유일한 근거가 되진 않을 거고요.

내스티 │그래.

머시아 │아, 저쪽에…… 주임님이 기다리던 분이 도착하신 거죠?

머시아 │그럼, 저는 이만.

내스티 │스카이, 파라미터.

스카이 │전송했어요. 전부 정상이에요. '나무'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요.

스카이 │그런데 이런 건 주임님도 보면 아시잖아요?

내스티 │그 싸움에서 네가 머리를 다친 건 아닌지 확인한 것뿐이야.

스카이 │제가 트리마운츠 판자촌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게 싸움이었어요. 싸움 좀 했다고 그렇게 쉽게 머리를 다쳤으면, 라인 랩에 들어오지도 못했겠죠, 주임님.

내스티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나무'의 관리, 기타 파생 프로젝트, 우리 직원들, 파크 내 작업자와 테스터들까지, 모두 네가 책임져야 해.

내스티 │그러려면 네 컨디션이 충분히 좋아야 하거든.

스카이 │프로젝트는 이미 다 파악했어요. 그런데 작업자들과 테스터들이…… 방금 제게 주임님이 뭘 좋아하시는지 묻더라고요. 주임님이 떠나기 전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네요.

스카이 │내스티 주임님, 그들이 이곳에 남은 건 주임님 때문이에요.

내스티 │그래서 너는 뭐라고 대답했는데?

스카이 │아, 그게, 모른다고 했어요. 우리 일이랑 관련된 것 말고는…… 주임님께서 뭘 좋아하는지 정말 모르니까요.

내스티 │내일 피트한테 《별깍지 전쟁》 우표를 하나 줘 봐. 그러면 피트가 사람들의 성격과 취향을 하나하나 알려줄 거야.

스카이 │주임님……

내스티 │나는 황무지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이었어.

스카이 │그래서 주임님이 좋아하는 게 도대체 뭔데요?

내스티 │알기 어렵지 않아.

내스티 │그럼, '나무'는 너한테 맡길게, 난 가야 해서.

스카이 │네? 기다리시던 분은요?

내스티 │항상 혼자 서두르던 사람이었으니까, 아마 벌써 떠났을 거야.

스카이 │떠났다고요? 여긴 황무지인데!

내스티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사람이지.

 

 

ˇ

라인 랩 연구원 │저기요, 여긴 라인 랩 본부입니다. 방문객은 저쪽에서 등록부터 해주세요.

라인 랩 연구원 │당신의 발소리가 너무 커서 들어올 때부터 알아차렸습니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방금 황야에서 온 거죠? 라인 랩 영업 비밀을 훔치러 왔으면, 최소한 변장이라도 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거 아닙니까!

 

??? │……

라인 랩 연구원 │주, 주임 권한이라니…… 당신은?

라인 랩 연구원 │……죄, 죄송합니다. 바로 위층으로 모시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두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고맙습니다.

 

내스티 │……기타 내용은 화면에 보이는 그대로야. 상황은 대략 이렇고.

내스티 │이미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는 맥스 특별구와 연결됐어. 앞으로는 특별구 정부가 섹터의 보수와 자원의 점검을 진행할 거야.

내스티 │수백 개의 과학기술 기업, 수천 개의 비행 연구 프로젝트, 그리고 2~3만의 인구…… 이 작업만 해도 몇 달 내내 이어질 거야.

내스티 │다행히 사리아와 잭슨의 협상이 잘 돼서, 라인 랩 엔지니어링과는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서 엔지니어링과가 해야 할 일만 잘하면 돼.

내스티 │내가 돌아가기 전까지, 스카이 재거가 관련 업무를 맡을 거야. 스카이도 많이 성장했어.

뮤엘시스 │세상에, 네가 신입을 다 키우다니.

내스티 │……

뮤엘시스 │그동안 정말 고생했어, 내스티.

내스티 │중간에 네가 많이 도와준 덕분이지…… 뮤엘시스, 미간 찌푸리면서 내 흉내 낸 사진들을 지워준다면 더 고맙겠어.

뮤엘시스 │싫어.

뮤엘시스 │참, 네 어머니 이야긴 정말 안 해줄 거야?

내스티 │안 해.

뮤엘시스 │너,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아…… 좋은 쪽으로. 뭐라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뮤엘시스 │내스티……

내스티 │그래, 아주 실컷 울었어. 그리고 많이 깨달았고, 더 확고해졌어. 그게 다야.

퍼디낸드 │크흠…… 나는 우정의 재회나 보자고 일부러 실험실을 떠나온 건 아닌데.

뮤엘시스 │지난 2년 동안 너는 과학에 너무 취해버렸어, 퍼디낸드. 너무 취한 나머지, 예전에 네가 온갖 일을 꾸며대며 어떻게든 라인 랩을 네 손에 넣으려 애쓰던 모습이 그리워질 정도야.

퍼디낸드 │지금은 아니라는 건가?

퍼디낸드 │지난 2년 동안, 내가 고에너지 물리학 분야에서 이룬 새로운 돌파가 지금 각 부서의 연구를 지탱하고 있어, 여러분.

내스티 │음, 네 덕분이긴 해.

뮤엘시스 │도로시는 아무래도 네 자화자찬이 듣기 싫어서 회의에 안 온 것 같은데?

퍼디낸드 │허, 관련 질의가 끝나자마자 359호 실험 기지로 돌아갔어. 최근에 또 꿈을 몇 개 꿨다고 하던데…… 진짜 앞을 내다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니까.

퍼디낸드 │사리아, 내스티가 '나무' 실험 결과를 이미 내 메일로 보냈던데, 겨우 '프로펠러 파라다이스' 때문에 우리를 다 여기로 불러 모은 건 아니겠지?

사리아 │물론.

퍼디낸드 │그렇다면 우린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 │혹시 인피 빙원 관련 자료에는 관심이 있습니까?

퍼디낸드 │……

사리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마리암.

 

마리암 │발굽을 장착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특별구에서 트리마운츠까지 걸어오니까 마침 길들어졌더라고요. 미안합니다, 컬럼비아는 너무 오랜만이라.

내스티 │다행히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선 널 많이 안 기다렸어. 내가 차량을 준비해 둬서, 라인 랩으로 함께 돌아올 수 있었는데 말이야.

마리암 │……그건 미처 생각을 못 했군요.

내스티 │온 세상 구석구석에서 죽음을 찾아 헤매는 데 열중하는 녀석은, 필연적으로 혼자 움직이는데 익숙하지. 이해해.

퍼디낸드 │주임급 권한을 가진 직원이 최소 2명은 있어야 '나무'의 핵심 부품을 가동할 수 있어. 그래서 나는 계속 사리아가 내스티에게 붙여준 사람이 누구였을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퍼디낸드 │소문으로는 이미 황야의 시체가 되었고, 심지어 기자들은 라인 랩에 그런 과학조사과 주임이 있었는지 의심할 정도였으니. 너보다 더한 적임자가 없는 건 확실해. 다만……

마리암 │누가 저를 보냈는지 말입니까? 저스틴입니다.

마리암 │저스틴이 차파트에 투자해 둔 프로젝트가 있는데, 제가 인피 빙원을 떠나자마자 연락이 왔습니다.

마리암 │저더러 컬럼비아에 입국하자마자 특별구로 가라 하더군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스타브의 초대 전화를 받았는데…… 그것도 아마 저스틴이, 음, 손을 써둔 것 같았습니다.

퍼디낸드 │그러면 너는 원래……

마리암 │라인 랩으로 돌아온 목적 말입니까? 인피 빙원의 가장 깊은 곳, 뿌리 없는 꽃이 가장 화려하게 핀 곳에서…… 원형 거대 구조물의 파편을 발견했습니다.

마리암 │당신도 예상했겠죠? 맞습니다. 크리스틴이 남긴 자료에 언급된 그 거대 구조물입니다. 크리스틴 말로는, 지난 시대 사람들이 그걸 '스타게이트'라 부른다고 했습니다.

마리암 │이것에 관련된 정보는 사리아가 여러분에게 공유할 겁니다. 퍼디낸드, 다른 궁금한 게 있습니까? 없겠죠.

퍼디낸드 │……

뮤엘시스 │하하하, 마리암. 자문자답하는 습관은 여전하네. 퍼디낸드의 말문을 막히게 하다니.

사리아 │좋아, 인원은 거의 다 모였군.

사리아 │이번 회의는 좀 늦어졌어. 지난 2년간, 컬럼비아의 거의 모든 주류 매체와 과학기술 잡지들이 이러한 평가를 했어……

사리아 │"스텔라리아가 사라진 그 틈은 별깍지의 상처이자, 라인 랩의 상처이기도 하다." 그들은 심지어 라인 랩이 송년회를 취소한 일을 두고 소설을 쓰고 있어.

내스티 │우린 그냥 바빴을 뿐인데.

사리아 │그렇지. 하지만, 이제 거의 다 마무리됐어.

사리아 │엔지니어링과와 생태과의 합동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주 성공적이었어. 내스티, 이제 네가 새로운 분야의 문을 여는 열쇠를 쥐고 있어.

내스티 │……우리가 정말 그걸 꽉 쥘 수 있다면 말이지.

사리아 │마리암이 인피 빙원에서 발견한 사실은 크리스틴이 접한 그 상식을 뛰어넘는 '괴담'들이 실제로는 현실에 기반한 '지식'임을 입증했다.

마리암 │어쩌면 이것을 통해, 우리는 지난 시대와의 대화를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리아 │그리고 쉐라그 관측소에서 뮤엘시스가 가져온 자료들은……

뮤엘시스 │상당히 흥미롭거든…… 음, 어쩌면 매우 위험하다고 할 수도 있어.

사리아 │볼리바르의 일도 다들 들었을 거다. 컬럼비아의 20여 개 과학탐사대가 블랙 플로우에서 실종됐지.

퍼디낸드 │그 신비한 늪지대에 특이한 변화가 생긴 거라면, 탐험가들과 음모론자들이 또 난리가 나겠군. 사리아, 라인 랩도 움직여야 해.

사리아 │마젤란이 벌써 출발했어.

사리아 │크리스틴 사건 이후, 이 대지의 가장 깊숙한 곳에 묻혀 있는 수수께끼들이 결국 하나의 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점점 더 많은 사건과 현상을 통해 확인되고 있어.

사리아 │그 답은 테라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미래가 재난인지 아니면 새로운 '세계'인지 알려 줄 거야.

사리아 │라인 랩은 이미 새로운 과학 연구 계획을 마쳤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 우리는 과학이 미지에 대해 느끼는 모든 두려움에 응답하고, 모든 미지의 영역에 다다라야 한다……

사리아 │내스티, 방금 네가 한 말이 맞아……

사리아 │하지만 라인 랩은 그 열쇠를 돌리는 사람이 되어야 해.

퍼디낸드 │(작은 목소리로) 우와……

사리아 │물론, 그전에 미뤄뒀던 송년회부터 하자.

 

 

ˇ

??? │저스틴, 이건?

저스틴 │간행물 견본입니다. 정식 발간 전에 기사 제목을 정해주셨으면 해서요. 과학자들의 모임이 과연 "'하늘 열풍'의 추락에 대한 추모"인 건지……

저스틴 │아니면 "새로운 변화의 출발"인 건지.

??? │너 설마 동료들과 나눈 대화 캡쳐를 《구원자》에 보냈어?

저스틴 │정확히 말하자면, 국방부를 대변하는 신문사에서 공식적인 루트로 입수할 수 없는 자료를 손에 넣은 거죠.

??? │……

??? │저스틴, 너희 쪽 총괄이 잭슨 그 인간이랑 이미 '프로펠러 파라다이스' 일에 관해 합의를 봤다고 들었는데.

저스틴 │왜요, 마음에 안 드십니까? 그렇다고 해서 저희의 또 다른 거래를 방해하진 않습니다.

??? │너도 잘 알겠지만, '프로펠러 호라이즌 아크' 이후, 라인 랩에 대한 국방부의 신뢰는 마마존스의 복권 1등 당첨 확률만큼이나 낮아. 거의 없는 수준이지.

저스틴 │그래서 제가 사리아와 잭슨 부통령이 합의하고 나서 당신을 다시 찾아온 거 아닙니까.

저스틴 │볼리바르에서의 연이은 실각, '프로젝트 호라이즌 아크' 실패, 그리고 '프로펠러 파라다이스' 사고까지 연달아 겪었으니, 국방부에 대한 마크 맥스 대통령의 신뢰는……

저스틴 │저도 신랄한 속담으로 비유하진 않겠습니다.

??? │……

저스틴 │우리 집 과학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친구들이 창출할 가치가 얼마인지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점은 당신도 의심하지 않겠죠.

저스틴 │저는 사업가입니다. 저는 라인 랩을 위해 최대한 많은 이익을 쟁취해야 하죠.

??? │아무래도 거절할 이유는 없어 보이는군.

저스틴 │영광입니다.

??? │저스틴, 블레이크가 너를 추천했을 때, 솔직히 나는 너 같은 녀석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저스틴 │하하하, 기억나십니까? 조금 전 제가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인생 경험을 들려드렸죠……

저스틴 │당신은 그냥 운명을 마음에 들어 하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그 운명의 맥을 쥔 사람이 보이는 태도는……

저스틴 │아마 당신이 결정할 수 없겠죠.